허영심

최근 미국에서 들어 온 커피 브랜드가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그 브랜드 커피를 맛보겠다고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섰는데 심한 경우에는 6-7시간을 서 있었다고 하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매장 매니저가 자신들의 커피는 커피를 볶은 지 이틀을 넘기지 않는 신선한 커피콩을 쓴다고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맛을 자랑합니다. 이런 모습을 취재하는 기자가 건네주는 마이크를 잡은 고객들이 뭔가 새로운 커피를 맛본 뿌듯한 표정으로 자신들이 맛본 커피의 산미가 살아있다고 말합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런 모습은 정상적인 모습은 아닙니다. 그렇게 길게 줄을 선 사람들 가운데 과연 몇 명의 사람들이 여러 종류의 커피의 풍미를 감별해내고 즐길 줄 알까를 생각해 보면 글쎄입니다. 1년 반 동안 작은 커피샵을 운영하면서 최고의 커피의 맛을 정성껏 만들어 보겠다고 발버둥을 친 아들이 내린 결론은 아주 단순합니다. 우리나라 사람 가운데 커피 맛을 제대로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단 10%도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입니다. 말하자면 커피 맛으로만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커피 후진국입니다. 한 잔에 천 원 하는 커피와 강남에서 한잔에 7만원씩 하는 커피의 맛을 음미하고 그 6만 9천 원 만큼의 맛 차이를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길게 여러 시간 줄을 서서 새로운 브랜드의 커피를 마시려 한 사람 가운데 몇 사람(정말 커피의 맛을 즐길 줄 아는 대한민국 10% 사람)만 빼놓고 나머지는 “나는 미국에서 들어 온 그 유명한 커피를 마셨다“는 허영심의 옷을 입은 자랑을 위해 그와 같은 수고를 해 낸 사람들입니다. 아마 그 커피샵에 들어 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셀카를 찍어대면서 소위 인증 샷을 찍어 자신들의 인스타그램에 도배를 할 겁니다. 미국에 출장을 다녀 온 사위가 커피샵을 하고 있는 동생을 위해서 그 브랜드 머그잔을 선물을 했습니다. 3 만 원 정도 주고 샀다고 이야기를 하자 옆에서 그 말을 듣고 계시던 어머니 권사님이 “무슨 머그잔이 그리 비싸노? 시장에 가면 천원만 줘도 살 수 있는 머그잔이 쎄고쎘는데” 권사님의 말씀에 듣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웃었지만 사실 커피나 음료를 담아 마시는 머그잔으로서는 3만 원짜리 머그잔이나 시장 표 머그잔이나 다를 게 하나도 없습니다. 이런 말에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핏대를 올릴 겁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삶에 실제적 도움을 주는 실용적 디자인이 있는 반면에 인간의 허영심에 기생하는 디자인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자동차를 선전하는 문구 가운데 이와 같은 인간의 허영심을 통한 마케팅 문구가 있습니다. ‘시속 100킬로미터에 도달하는 시간이 몇 초 입니다.’라는 문구입니다. 30년 넘게 자동차를 운전하고 다니지만 그와 같은 성능이 언제 어디에 필요한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신호를 받고 서 있다가 다음 신호를 받을 때까지 시속 100킬로미터로 다닐 길도 없고 그 자체가 과속으로 불법입니다. 그런데 실제 생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이런 문구에 사람들이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결국 허영심을 자극하고 기생하는 마케팅에 사람들이 현혹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예수께서 그를 따르는 제자들에게 일러주신 말씀을 붙들지 않으면 우리도 그 허영심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는 세상입니다. “나를 따르려면 자신을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지니라.” 우리의 자랑은 이 세상에 있는 무엇인가를 소유하고 누렸다는 것에 있지 않고 오직 예수뿐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허영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고 참된 겸손입니다. 샬롬!